숭실대학교 총장 기념사

한국 대학교육을 선도해온 숭실은 이제 세계를 움직이는 역동의 숭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백마의 모습이 오늘 우리 기상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비록 생존을 다투는 혹독한 경쟁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만, 백마와 같이 역동하는 숭실의 기운을 떨쳐 더 높이 비상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대학은 <숭실석좌강좌> 시리즈를 해마다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 세 번째로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하버드 대학(Harvard Univ.)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교수를 초청했습니다. <숭실석좌강좌>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라는 주제로 강연하게 됩니다. 특히,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 한국어판 재출간을 맞아 서문에서 “한국이 처한 특수한 여건으로부터 여러 가지 정의 및 도덕의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의 근저에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2014년의 우리 사회는 가히 총체적 위기라 할 만합니다. 수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며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외적인 성장과 그럴듯함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더불어 정의와 공정과 같은 가치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 사회에 숭실은 도전과 함께 사회적 요청에 응답해야할 책임을 느낍니다. 이번 <숭실석좌강좌>를 통해 한국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부정부패와 경제적 불평등, 공공성 상실 등의 문제에 대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혜안이 기대됩니다.

이제 한국사회는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정의와 도덕성까지 겸비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하는 이러한 요청에 대해 세계적 석학의 고견을 들으면서 숭실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모쪼록 이 겨울에 따뜻한 사회를 그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4년 12월 04일
숭실대학교 총장 한 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