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개

숭실대학교 총장 기념사

숭실대학교 학생들과 학교에 전하는 기념의 뜻을 알립니다.

축사

개교 112주년 기념사

등록일 : 2009.10.09
조회수 : 897

개교 112주년 기념사(2009.10.09)

 

존경하는 박종순 이사장님, 이덕실 총동문회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동문, 학생, 교수, 직원 여러분!
풍요로운 수확을 감사하는 계절, 개교 112주년을 여러분의 축하 속에 함께 기념하게 되어 한없이 기쁩니다.

우리 대학은 베어드 선교사와 평양 시민들이 교육 구국의 신념으로 세운,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이며, 민족 대학이고 기독교 대학입니다. 개교 이래, ‘진리와 봉사’의 건학 이념을 잘 지켜온 전통이 너무 자랑스럽고 이를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땅에 많은 대학들이 있고 앞으로도 수많은 대학들이 명멸을 거듭하겠지만 우리 민족이 존재하는 한, 단 하나 뿐인 최초의 대학이 바로 우리 숭실임에 더할 수 없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숭실의 전통과 위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분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고 발전해 왔습니다. 숭실 구성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특히 오늘 숭실대상을 비롯한 각종 상과 표창을 받으신 분들께 그간의 업적과 노고에 대해 총장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리와 봉사’의 건학이념을 충실히 구현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그 방법은 때로는 폐교이었고, 때로는 재건이었습니다. 2009년 오늘 이 시점에서, 우리가 건학이념을 가장 올바르게 구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총장으로서 저는 숭실을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으로서의 숭실을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전공이 특화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세상의 흐름을 변화시킬 연구가 왕성한 대학.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자유로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지식의 고정된 틀을 타파하여 통섭과 융합의 교육이 구현되는 대학. 과거 지식의 정리보다는 창의성과 활용 능력이 중시되고, 학생의 잠재 역량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 대학. 한국을 뛰어넘어 지구촌 전역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강조하고,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구비한 대학. 세계를 이끌어나갈 지도력과 더불어 세상을 섬길 인성을 가르치는 대학. 학생 중심의 행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감성이 충만한 캠퍼스가 조성된, 이런 대학이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대학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우리 대학이 변해야만 숭실은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이 되고, 학생, 학부모, 동문, 교회, 사회 모두가 존중하는 강한 대학이 될 것입니다.

숭실을 이렇게 변화시키는 것은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학이 단시일 내에 도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과 20년 전에 개교한 홍콩의 대학이 아시아권 최상위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재정 여건이 대학 발전에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재건한 이후에 세워져 역사도 일천하고 우리보다 재정 기반도 취약하지만, 엄격한 학사관리와 뛰어난 연구실적으로 전국 10위권 안에 든 대학도 있습니다. 대학 변화나 발전은 대학 내부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엄정하게 성찰해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도 나쁘지 않았고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주의, 오늘의 숭실이 우리의 한계라는 패배주의,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자신감 결여, 함께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공동체에 대한 불신, 도와주기보다는 어찌 되는지 지켜보자는 냉소주의가 우리 숭실에 일부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은 우리 숭실의 본래 모습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역사는 숭실이 매우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대학이었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112년전 고등교육의 불모지에 대학을 건립한 것도, 폐교에서 재건까지의 16년간 단절을 극복하고 숭실을 다시 세워 ‘진리와 봉사’의 건학이념을 올곧게 유지한 것도, 재건 이후 미래를 예견하여 남보다 먼저 과감히 뛰어들어 IT, 사회복지 및 중소기업 분야 등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것도 모두 우리 숭실에는 ‘도전과 창조’의 기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리와 봉사’가 숭실의 영혼이라면, ‘도전과 창조’는 우리 숭실의 심장입니다.

국내 학생 수요가 곧 급감하고, 몇 십년 후에는 지구촌 전체가 고령화되어 학생 수요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의 국경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대학들이 생존을 건 무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50년 뒤에는 지구촌 차원에서 경쟁력을 지닌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숭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으로의 대장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모든 단위 프로그램은 내부보다는 국내 차원,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차원의 경쟁력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일체의 기존 사고와 운영 방식 또한 전 세계 Best Practice와 견주어 검토되고 개선되어야 합니다. 균등한 안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형평에 따른 배분보다는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나보다는 숭실을 우선하는 풍토를 정립하고, 변화를 회피하기보다는 변화를 주도하는 숭실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한 사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숭실 구성원 모두가 숭실의 건학이념인 ‘진리와 봉사’를 최고의 선으로 숭상하고, 우리가 숭실인임을 자부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일체의 두려움과 망설임을 떨치고 ‘도전과 창조’의 기상으로 다 함께 변화를 이루고자 할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이루어낼 것입니다.

지난 112년을 감사드리며, 숭실이 우리가 바라는 대학으로 거듭 태어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9일
숭실대학교 총장 김 대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