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개교 116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폐교와 재건 속에서 학교가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숭실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고 계시는 교수와 직원선생님들, 그리고 학문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 여러분, 숭실의 이상을 사회에서 실현하고 계시는 동문과 숭실의 모든 가족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대학으로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간직하며 착실하게 발전을 거듭해온 우리 숭실은, 내년에 서울재건 60주년, 4년 후에는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평양에선 민족의 어두움을 일깨우는 사명을 감당했고, 서울에선 민족의 화해와 근대화의 첨병 역할을 성실히 담당해왔습니다. 이제 숭실인은 그동안 축적한 원숙한 역량을 재결집하여, 우리 모두의 숙원인 “세상을 이끌어가는 최고 대학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 할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학교운영의 패러다임을 혁신하여, 최초의 창조정신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저는 총장 취임사에서 제3의 창학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학교입니다. 설립자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온갖 난관을 딛고 평양에 학교의 초석을 세웠고, 우리의 선배들은 설립자의 뜻을 이어 기독교적 순결성을 지키며 우리 대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오늘의 우리는 설립자의 정신적 흔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116년 동안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어온 숭실의 뿌리를 깊이 들여다보면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과 목표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변화를 따라가는 대학에서 탈피하여 변화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일대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교육환경이 급변하면서 대학에 대한 요구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여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탁월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대학의 변함없는 지상과제입니다. 탈경계의 시대에 상응하는 학문융합뿐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배출을 위한 교육단위를 앞서 준비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재정 자립의 정도가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재정을 확충하는 일은 우리 대학의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우리대학은 이제 최고를 지향합니다. 민족을 깨우라는 사명으로 평양에서 출발한 숭실에게 통일은 숙명이고 최고가 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서울숭실 60년을 우리는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불원간 도래할 통일시대를 먼저 준비해야 합니다. 통일한국의 미래를 먼저 구상하면서 새시대 민족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도 해야 하겠습니다. 이 사명은 다른 대학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우리만의 특권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끌려가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유리한 지렛대이기도 합니다. 사명과 특권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숭실가족 여러분!
우리 숭실은 이제 세상을 이끌어 변화시킬 지도자를 교육하는 대학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학생들이 오고 싶어하는 대학, 사회가 깊은 신뢰를 보내는 대학, 오랜 역사가 살아 움직이는 대학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꿈꿉니다. ‘역동숭실’의 기치와 ‘제3창학’의 정신으로 국내 TOP 10 대학으로 우뚝 서있는 모습을 꿈꿉니다. 캠퍼스 곳곳에서 다양한 토론과 논쟁이 벌어지고,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함께 우리 학생들이 이질적 다양성을 표현하는 모습이 가득 찬 캠퍼스를 그려봅니다. 그 속에서 세상을 이끄는 힘이 싹트고 자라서 열매 맺을 거라 확신합니다.
지금 우리대학은 이런 모습을 목표로 변화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행정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전공과정 신설을 포함하여 모집단위를 조정하였으며, 교직원의 인사제도를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이 통일을 선도할 창의적 지도자 육성으로 특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정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들게 긴축하는 한편, 대외적인 협력을 통해 재정지원을 유치할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불가피하게 구습을 버리는 아픔을 동반할 것이며,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꼭 이겨내고 나아가야 할 길이기에 숭실가족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 나아가 자발적인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 길의 끝에 우리가 꿈꾸어온 “세상에 우뚝 선 숭실”의 모습이 기다린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이 길을 가겠습니다. 숭실가족 여러분, 함께 해 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고통스러운 인내도 함께 하며, 벅찬 희망도 함께 하여 모두가 숭실 새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주시길 소망합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우리 대학 위에, 숭실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모든 숭실인 위에, 앞으로도 변함없는 하나님의 인도와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리며, 기념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