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졸업과 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땅에 우리 숭실을 세우시고 우리를 항상 지켜보시며 힘을 주시고 보듬어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아울러 소중한 자녀를 숭실에 맡기고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신 학부모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부모님들이 뒤에서 묵묵히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셨기에 오늘의 자랑스러운 자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과 사랑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한 우리 숭실에 들어온 인재들을 열과 성의를 다해 이끌어주신 교수님들과 교육과 행정을 뒷받침해 주신 직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바쁘신 와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이 자리의 주인공이자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한 우리 졸업생 여러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졸업생 여러분.
흔히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삶은 마침과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학생들은 한 단계를 마칠 때마다 한 단계 더 높은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여러 번 마치고 이제 최종 관문을 넘어서는 문턱에 서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어엿한 성인으로 학교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치열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사회에서 그동안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고 익혔던 지식이나 기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성격과 행동 등 한 개인의 총체적인 모습을 발휘하며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기쁜 일도 힘든 일도 겪게 되며 환희의 순간이나 실망의 순간을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충분히 증명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대학에서 보낸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덧없이 지나간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할 능력이 있으며 남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 의식도 지니고 있습니다. 사회라는 큰 물에서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며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사회에서의 삶을 시작하는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언제나 함께 하시도록 기도드리며 여러분이 몸담았던 모교 숭실의 총장으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앞으로의 환경은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할 것입니다. 3년에 걸친 코로나-19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환경과 과제는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로나-19시대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이라는 환경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공존이라는 환경과 접하게 됩니다. 변화에는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변화 없이는 발전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모두 경험했기에 두 세계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변하기 마련이며 우리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과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도 필요한 시대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시기를 기원합니다.
둘째, 여러분이 지난 4년 동안 무엇을 배우고 얻었으며 앞으로 무엇을 더 배우고 성취할 수 있을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항상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사람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무리 깨끗한 물도 한자리에 머무르게 되면 탁해지고 썩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며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해 준비하는 사람이 발전하게 됩니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며 머무르는 사람은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과의 경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다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 쉬지 말고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남들과의 경쟁보다 몇 배 더 어렵고 힘든 것이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보다 더 성숙한 여러분 자신을 위한 출발을 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우리 숭실의 가치인 진리와 봉사를 늘 가슴에 품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항상 옳은 것을 섬기고 우리를 위한 봉사하는 마음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값지고 가치 있는 세상으로 만들며,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소명이자 은혜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나 하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를 생각하고 내 주변을 살필 때 너와 나라는 고립된 존재는 우리가 됩니다. 공부만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같이 살고 항상 섬김의 자세를 잊지 않는 참된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세를 꼭 마음에 담고 살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 대해 긍지를 갖고 귀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자신의 능력을 믿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낮춰 본다면 자신은 보잘 것 없는 존재밖에 되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부정한다면 매일매일의 삶이 고달프고 어두우며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능력이나 성격이나 생김새는 남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여러분만의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볼 때 자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할 때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나만 사랑하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욕심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새로운 힘이 솟구칩니다. 여러분 하나하나는 소중한 하나님의 자식이며 숭실의 자랑스러운 가족입니다. 여러분의 뒤를 따르게 될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여러분의 앞날을 개척하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와 사랑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 2. 17.
숭실대학교 총장 장범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