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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김현승 탄생백주년 기념사

등록일 : 2013.10.08
조회수 : 746

2013 김현승 탄생백주년 기념사

 

오늘 오전 우리학교 개교 116주년 기념식을 마쳤습니다만, 올해는 김현승시인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가을의 시인에 어울리게 탄생백주년 기념식을 가을에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김현승 시인은 평양 숭실의 학생이었으며, 서울 숭실의 교수이셨습니다. 평양숭실에서 숭실중학을 졸업한 뒤, 1932년 숭실전문 문과에 입학한 학생으로서, 문단에 데뷔하였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학교가 자진폐교할 때 복학을 하지 못해 평양숭실을 떠났습니다. 폐교의 암흑기 동안 학업뿐만 아니라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중단하였다가, 광복 후 1954년에 재건한 서울숭실에서 1960년부터 타계하실 때까지 문학 교수로 봉직하시면서 후배 문학도들을 양성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숭실의 민족적 순교와 부활을 함께 해온 숭실역사의 상징적인 시인이셨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현승 시인의 탄생 백주년은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조만간 재건숭실 60주년, 개교 120주년을 잇달아 맞이하게 됩니다. 학교의 획기적인 도약을 위해 숭실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근대문학의 산실로서 숭실문학의 역사도 정리할 것입니다. 북한에 잔류하여 북한 문학을 이끈 평양숭실의 문인들과 더불어 김현승 시인은 남쪽 문학의 중심에 있습니다. 김현승 시인을 회고하고, 그의 문학적 자취를 기리는 오늘의 기념행사는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김현승 시인은 생전에 본교에 문학학과가 설립되길 간절히 소원하셨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시인이 타계하신 지 6년 뒤인 1980년대 초에 국어국문학과가 창설되고, 1990년대 말에는 문예창작학과도 설립되었습니다. 두 학과를 통하여 숭실문학의 전통이 탄탄하게 계승되고, 촉망받는 문인들도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이제는 김현승 시인의 소원이 이제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본교는 문예창작학과를 주축으로 하여 예술창작학부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문학을 포함하여 예술이 강한 대학으로도 발전하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이 예술적 비전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김현승 시인이 초석이 되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김현승 시인의 탄생백주년을 기리는 오늘의 기념식이 예술대학으로서 첫 발을 내딛고자 하는 숭실의 향연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0월 08일
숭실대학교 총장 한 헌 수